[앵커]
멧돼지가 가장 많이 도심에 출몰하는 시기가 바로 요맘때 10월입니다.
번식기를 앞두고 있어서인데요.
사실상 사람 눈에 띄면 이미 늦었고, 그 전에 포획해야 하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전민영 기자가 포획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사람이 다니는 등산로인데요.
흙이 파여있죠.
멧돼지가 훑고 간 흔적입니다.
시민들 피해를 막기 위해 포획이 한창인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지구대를 찾은 최민석 씨.
[현장음]
"멧돼지 포획단인데요. 총기 출고하러 왔습니다.“
이른 아침마다 공원 인근에 멧돼지가 나타난다는 신고를 받고, 야행성인 멧돼지의 활동 시간에 맞춰 저녁에 산을 찾았습니다.
대장이, 깐보, 철사 사냥개 세 마리와 해발고도 642m 산을 헤집고 다닌 지 6시간이 다 돼 갈 무렵.
[최민석 /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 엽사]
"가만히 있어요, 가만히 있어요. 돼지가 긴장을 안 했다. 기다려요, 기다려."
[현장음]
"(개) 왔다. 지금 내릴게요."
멀리 있던 다른 개도 쫓기 시작하고 이내 사냥개에 둘러싸인 멧돼지가 보입니다.
60kg 정도 돼 보이는 멧돼지가 울부짖으며 버텨보지만, 개들은 끝까지 놓지 않고, 엽사는 한 번 더 방아쇠를 당깁니다.
[최민석 /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 엽사]
"산행하시는 분들을 공격할 수도 있고요. 그런 면 때문에 계속해서 포획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멧돼지가 나타난 곳은 낮이면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등산로 초입.
[정복순 / 부산 부산진구]
"많이 봤지, 우리는. 여기 많이 파놓고 저 밑에 그것도 내려가면 막 이렇게 다 파놨어. 그러니까 좀 무섭지. 멧돼지 나타날까 봐."
농작물 피해도 만만치 않고,
[윤주원 / 부산 북구]
"고구마를 심었는데 그거 심고 나서 한 보름 후에 멧돼지가 들어가서 고구마 밭을 다 팠어요. 그래서 아이고 이거 큰일 났다…."
도심까지 내려오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정현순 / 부산 부산진구]
"엄청 크더라고요. 그게 도로를 건너와서 편의점을 들어왔어. 멧돼지가 여기저기 뒤졌어요. 막 이렇게 해서 (머리를) 떠받다가…. 많아요. 여기. 그래서 밤에는 좀 무서워. 해가 지면 좀 무섭습니다."
10월엔 멧돼지가 번식기를 앞두고 이동이 늘어나는데, 가을철 등산객도 많아지면서 1년 중 가장 멧돼지 출몰 신고가 많습니다.
[송승훈 /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
"도시 내에 패치(섬) 형태로 서식지들이, 산들이 분포돼 있는데 시민들이 사는 공간하고 야생동물이 사는 공간하고 일치해 공존하게 되는…."
4년 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우려로 멧돼지 남하를 막기 위해 접경지역과 중부 지역에 겹겹이 차단벽을 설치했지만 땅끝 남쪽까지 멧돼지가 전국을 휘젓고 있는 겁니다.
각 지역의 포획단은 사냥개를 풀거나, 위장 텐트에서 매복하고, 열화상카메라나 포획틀을 이용해 멧돼지를 잡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멧돼지는 7만6천736마리.
현재로선 사살 외에는 답이 없어 매일 밤마다 전국 곳곳에서 멧돼지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장동하 윤순용
AD : 석동은
작가 : 전다정
